<미군을 부러워 하지 않아도 되는 방탄헬멧 개발성>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탄소 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하여 조현준 효성 회장 과 그외 참석자들과 함께 효성이 개발한 방탄헬멧과 방산장비를 둘러보았습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 있는 경제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핵심소재의 특정국가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당시 소개된 효성이 만든 방탄헬멧은 현재 선진국에서 쓰고 있는 방탄헬멧보다 동등하거나 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정부와 군은 2003년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이라는 재질로 만든 신형 방탄헬멧을 개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불평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개발당시 미군이 1980~1990년대에 사용하던 '아라미드'재질의 PASGT(육군 개인방호체계)헬멧보다 가벼웠고 다소 무른 성질이 있어 방탄효과가 놓을 것으로 분석되었었습니다. 그러나 무게는 미군 헬멧의 70~80%수준으로 매우 가벼운건 맞았으나 파편탄 방어 성능이 선진국 헬멧 성능에 턱없이 못미치는 제품이었습니다.
개발당시 " 권총탄 방호가 가능하다"라고 자랑했었으나 검증기준이 없었고 파편탄 방호성능도 미군 헬멧에 비해 휠씬 낮았습니다. 이는 당시 고온, 저온 등 환경실험을 했었으나 그 기준이 미군처럼 까다롭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방탄헬멧은 매우 복잡한 계산과 실험을 통해서 주 기능인 '파편 방호 성능'을 검증합니다. 보통 '17그레인(gr - 무게단위) 파편모의탄(FSP)'이라는 실험용 파편탄으로 '방탄한계속도'를 측정합니다.
17그레인을 방탄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1그레인은 0.064799g이기 때문에 17그레이는 쉽게 말하면 '1.1g'으로 무게 1.1g인 작은 파편도 초속 530m~620m의 속도로 맞으면 사망 확률이 90%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1.1g 파편탄이 관통할 수 있는 방탄한계속도를 '초속 670m 이상'으로 맞췄습니다.
미국과 프랑스의 방탄헬멧 기준은 각각 초속 671m와 680m 이상입니다. 영국은 초속 650m 이상으로 성능이 약간 떨어지는데 한국은 2003년에 개발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방탄헬멧은 초속 610m이상으로 영국보다도 낮습니다.
대신 한국 방탄헬멧의 무게 기준은 1.15kg이하로 1.33~1.41kg이하인 국가의 제품보다는 가볍습니다. 즉 한국군은 무게만 가벼울 뿐 성능은 떨어지는 헬멧을 무려 17년 동안 사용해 왔다는 것입니다.
이에 소재개발업체인 '효성'이 나섰습니다. 효성연구팀은 2가지 중요한 기준을 세웠는데 첫번째는 파편탄 방호성능은 선진국 수준인 '초속 670m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고 두번째는 지금은 없는 '9mm권총탄' 방호기능을 새로 갖추기로 했습니다.
효성 연구팀은 폴리에틸렌 대신 무게는 가볍고 열에는 강한 섬유소재 '아라미드'를 내세웠습니다. 아라미드는 '총알 막는 섬유'라고 불리는데 198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윤한식 박사팀이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하였으며 한국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효성첨단소재가 생산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프랑스, 덴마크 육군, 유엔 평화유지군 방탄헬멧에 이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방기술품질원과 효성은 지난해 '미국 방탄시험기관(NTS)'에 시제품 성능 검증을 의뢰하였는데 매우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NTS는 파편탄과 권총탄 방호기능에다 71도에서 24시간 고온처리 후 30분 내 방탄시험, 영하 51도에서 저온처리 후 30분 내 방탄시험, 1m 깊이의 바닷물 속에서 3시간 침수시킨 뒤 2시간 내 방탄시험등 미군 요구조건과 똑같은 극한의 환경조건을 더하였습니다.
실험 결과 모의파편탄의 방탄한계속도는 고온에서 초속 718m, 저온 708m, 바닷물침수 705m로 선진국 기준인 670m보다 휠씬 높았으며 기본적인 상온 조건에서는 735m나 됐습니다.
파편탄의 무게를 4.1g으로 늘려서 실험해도 선진국 기준을 넘었으며 9mm 권총탄을 맞았을때 최대 25.4mm 이상 변형이 이뤄지지 않도록 선진국 기준을 적용하여 파편탄과 마찬가지로 상온, 고온, 저온, 바닷물 침수 등 4개의 조건에다 정수리, 정면, 뒷면, 왼쪽, 오른쪽 등 5개 방향에서 사격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검증했습니다.
그 결과 고온 상태의 정면 발사(23.4mm)만 기준에 근접했을뿐 나머지조건에서는 헬멧 변형 정도가 7.5~18.9mm로 준수한 성능을 보였습니다.
군은 계획대로 신형 방탄헬멧 개발을 마무리 하면 올해 특수전 부대를 시작으로 전방부대부터 차례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군은 현재 과거 사용하던 아라미드 대신 UHMWPE 복합소재인 '하이브리드 헬멧'을 사용하고 있어 특정 재질의 방탄헬멧이 더 우위에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며 다양한 소재를 놓고 어떤 제품이 우리 군에 적합할지 정부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기술로 만든 방탄헬멧이 선진국 기준을 크게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과거 미군 헬멧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온갖 자료를 찾아 우리 헬멧의 성능을 깍아내렸던 분들이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선진국과도 겨룰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기본 장비부터 첨단 방산무기까지 발전한다면 대한민국도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 하는 군사강국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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